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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6UX/UI, Front-end

다크 모드는 반전이 아닙니다

검정 대신 짙은 회색, 어두운 화면을 설계하는 법

다크 모드는 반전이 아닙니다
같은 분석 앱 화면이 왼쪽은 라이트 테마, 오른쪽은 다크 테마로 바뀌는 머티리얼 디자인 예시 도판

1. 검정 바탕에 흰 글씨로는 부족합니다

2018년 macOS 모하비, 이듬해 iOS 13에 다크 모드가 들어온 뒤로 휴대폰을 늘 어둡게 해 두고 쓰는 사람이 꽤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웹사이트에도 다크 모드를 넣자는 이야기가 나오면 '배경은 검정, 글자는 흰색으로 바꾸면 되지 않나요?'라는 반응이 먼저 나오곤 합니다. 애플의 휴먼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은 이 부분을 분명히 짚어 둡니다. 다크 모드의 색이 밝은 화면 색을 그대로 뒤집은 값은 아니라고요. 구글 머티리얼 디자인은 바탕색으로 새까만 검정 대신 #121212라는 짙은 회색을 권하고, 글자도 100% 흰색보다 살짝 투명도를 낮춰 쓰라고 합니다. 어두운 바탕 위의 새하얀 글자는 빛이 번지듯 흐려 보일 수 있기 때문이죠.

애플 휴먼 인터페이스 가이드라인에서 다크 모드의 베이스, 엘리베이티드 배경과 라이트 배경을 나란히 비교한 도판

2. 그림자 대신 밝기로 높이를 말합니다

밝은 화면에서는 카드나 팝업이 떠 있다는 걸 그림자로 보여줍니다. 문제는 바탕이 어두워지면 그림자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다크 모드에서는 높이를 밝기로 표현합니다. 머티리얼 디자인은 표면이 위로 올라올수록 반투명한 흰 막을 0%에서 16%까지 조금씩 더 씌워 밝게 만들라고 안내합니다. 애플도 생각이 비슷합니다. iOS 다크 모드에는 바닥에 깔리는 베이스 배경과, 그 위에 뜨는 시트나 팝오버에 쓰는 엘리베이티드 배경이 따로 있고 위에 올라온 쪽이 한 톤 밝습니다. 색을 반전만 해서는 이런 층이 생기지 않습니다. 모든 면이 같은 검정으로 뭉개지고, 무엇이 앞에 있고 무엇이 뒤에 있는지 읽히지 않게 되죠.

밝은 배경용 일러스트가 어두운 배경에서 디테일을 잃는 모습과 대비를 보정한 버전을 나란히 보여주는 애플 가이드 도판

3. 브랜드 색과 로고는 다시 골라야 합니다

흰 바탕에서 선명하던 브랜드 색이 어두운 바탕에서는 갑자기 눈을 찌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티리얼 디자인은 채도가 높은 색이 어두운 배경 위에서 떨려 보인다고 설명하면서, 같은 계열의 더 밝고 채도를 낮춘 톤을 쓰라고 권합니다. 대비도 다시 재야 합니다. 애플은 최소 4.5:1, 직접 정한 색이라면 작은 글자 기준으로 7:1을 목표로 하라고 합니다. 이미지도 손이 갑니다. 흰 배경이 깔린 사진은 어두운 화면 한가운데서 혼자 빛나고, 검은 글씨로 된 투명 PNG 로고는 아예 사라져 버립니다. GitHub가 2022년부터 마크다운 문서에서도 picture 요소로 밝은 화면용과 어두운 화면용 이미지를 따로 지정할 수 있게 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모니터에 여러 가지 색 조합 팔레트가 나란히 띄워진 디자인 작업 화면

4. 세컨드펭귄의 시선: 다크 모드는 두 번째 팔레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크 모드를 색 반전 옵션이 아니라 팔레트를 하나 더 만드는 일로 봅니다. 처음부터 색을 배경, 카드, 본문 글자, 강조처럼 역할 이름이 붙은 CSS 변수로 정해 두고, 밝은 화면과 어두운 화면에 각각 값을 채우는 식이죠. 기기 설정은 prefers-color-scheme으로 따르고, color-scheme 속성을 함께 지정해 스크롤바와 입력창까지 어둡게 맞춥니다. 로고와 주요 이미지는 두 화면에 모두 올려 보고, 필요하면 버전을 따로 만들고요. 손이 두 배로 가는 작업이지만, 밤에 사이트를 연 사람이 눈부시지 않고 어디를 눌러야 할지 헷갈리지 않게 하려면 들여야 하는 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