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면 묻는 다섯 가지
첫 미팅에서 꼭 여쭤보는 질문과 그 이유


1. 무엇이 달라지면 성공일까요
첫 미팅에서는 디자인 취향보다 먼저, 사이트를 오픈하고 반년쯤 지났을 때 무엇이 달라져 있으면 성공이라고 느끼실지를 여쭤봅니다. 처음에는 대부분 '좀 더 세련되게', '요즘 느낌으로' 같은 답이 나옵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진짜 목표가 보이죠. 견적 문의가 한 달에 몇 건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거나,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사람이 늘었으면 좋겠다거나요. 목표가 문의라면 문의 버튼까지 가는 길이 디자인의 중심이 되고, 채용이라면 회사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진과 글이 중심이 됩니다. 지금의 숫자를 미리 적어 두자는 부탁도 함께 드립니다. 그래야 오픈 뒤에 정말 나아졌는지 같이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2. 오픈 다음 날 사이트는 누가 고치나요
두 번째 질문은 오픈 이후에 관한 겁니다. 공지사항과 포트폴리오는 누가, 얼마나 자주 올리시나요? 담당자가 따로 있는지, 대표님이 틈틈이 직접 하시는지에 따라 관리 화면을 만드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한 달에 한 번 바뀌는 사이트에 복잡한 관리 기능은 짐이 되고, 매주 글이 올라가는 사이트에 그 기능이 없으면 결국 아무도 손대지 않는 사이트가 되죠. 세 번째는 이미 가진 것들입니다. 로고 원본 파일, 브랜드 색상과 글꼴 규정, 써도 되는 사진, 그리고 도메인과 호스팅 계정이 누구 이름으로 되어 있는지까지요. 로고가 해상도 낮은 JPG 한 장뿐이라는 걸 디자인 막바지에 알게 되면, 일정이 그 자리에서 일주일씩 밀리기도 합니다.

3. 예산과 일정, 그리고 마지막에 결정하는 분
네 번째는 조금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 예산과 일정입니다. 정확한 금액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대략의 범위를 알려 주시면, 그 안에서 효과가 큰 순서대로 작업을 제안해 드릴 수 있습니다. 날짜가 정해진 경우도 많습니다. 전시회 개막이나 신제품 발표처럼 미룰 수 없는 날이 있다면, 그날까지 꼭 있어야 하는 것과 오픈 뒤에 붙여도 되는 것을 처음부터 나눠 두는 편이 안전하죠. 다섯 번째는 최종 결정을 누가 하느냐입니다. 실무 담당자와 몇 주 동안 시안을 다듬었는데, 마지막 보고 자리에서 대표님이 처음 보시고 방향을 바꾸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있습니다. 누구의 의견이 어느 단계에서 들어와야 하는지 미리 알면 서로 덜 지칩니다.

4. 세컨드펭귄의 시선: 질문이 많을수록 일정은 짧아집니다
첫 만남부터 질문이 이렇게 많으면 좀 깐깐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 다섯 가지를 꼭 묻는 건, 프로젝트가 흔들리는 순간이 대개 여기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목표가 흐리면 시안이 끝없이 바뀌고, 운영 담당이 없으면 공지 하나 못 바꾸는 사이트가 남습니다. 답에 따라 기술 선택도 갈립니다. 자주 바뀌는 사이트라면 Next.js에 Strapi 같은 헤드리스 CMS를 붙여 담당자가 직접 고치게 하고, 앱 계획이 있다면 React Native와 Expo로 같은 콘텐츠를 나눠 쓰는 구조를 미리 그려 둡니다. 미팅이 끝나면 들은 내용을 한 장으로 정리해 드리고, 서로 이해한 게 맞는지 확인한 뒤 견적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