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AI가 먼저 읽는 웹사이트
AI 검색이 늘어날수록 홈페이지가 챙겨야 할 것들


1. 검색 결과를 누르지 않는 사람들
요즘은 궁금한 게 생기면 검색창에 단어를 넣고 파란 링크를 하나씩 눌러 보는 대신, 챗GPT나 퍼플렉시티에 질문을 던지고 정리된 답을 읽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구글도 검색 결과 맨 위에 AI가 정리한 요약을 보여주고 있죠. 사용자는 편해졌지만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고민이 생깁니다. 사람들이 링크를 누르지 않고 요약만 읽고 떠난다면, 우리 사이트가 어떻게 발견될지부터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어쩌면 이제 홈페이지의 첫 번째 독자는 사람이 아니라 AI인지도 모릅니다. AI가 먼저 우리 사이트를 읽고 이해한 다음, 누군가의 질문에 답하면서 인용해 줘야 비로소 사람에게 닿는 구조가 되어 가고 있으니까요.

2. AI는 화면을 보지 않고 글을 읽습니다
여기서 많이들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2024년 말 버셀(Vercel)이 자사 네트워크의 크롤러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GPTBot이나 ClaudeBot 같은 주요 AI 크롤러는 자바스크립트 파일을 가져가기는 해도 실행하지는 않았습니다. 화면을 자바스크립트로만 그리는 사이트라면 AI 눈에는 거의 빈 페이지로 보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공들인 애니메이션도 AI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고, 결국 서버가 처음 보내주는 HTML 안에 글이 제대로 들어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사이트의 핵심 내용을 마크다운으로 정리해 AI에게 따로 건네자는 llms.txt 같은 제안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직 표준으로 자리 잡은 건 아니지만, 방향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3. 잘 읽히는 글이 결국 잘 인용됩니다
그렇다고 AI만을 위한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오히려 기본에 가깝습니다. 제목은 제목 태그로, 본문은 본문으로 구조를 제대로 나누고,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서비스를 하는지를 사람이 읽어도 헷갈리지 않는 문장으로 적어 두는 겁니다. 검색엔진과 AI가 정보를 정확히 읽을 수 있도록 구조화 데이터를 넣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반대로 '혁신적인 솔루션으로 고객 가치를 극대화합니다' 같은 문장은 사람에게도 AI에게도 아무 정보를 주지 못합니다. 구체적인 사실이 담긴 글은 인용되고, 멋만 부린 문장은 요약되는 과정에서 조용히 사라집니다.

4. 세컨드펭귄의 시선: 사람에게 좋은 사이트가 AI에게도 좋습니다
우리가 사이트를 만들 때 서버에서 화면을 미리 그려 보내는 방식을 기본으로 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화려한 인터랙션은 그 위에 얹는 층이고, 그 층을 걷어 내도 글과 구조는 온전히 남아 있어야 합니다. 지금 읽고 계신 이 블로그도 그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AI가 잘 읽는 사이트는 사람이 읽기 편한 사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빨리 열리고, 구조가 분명하고, 할 말을 구체적으로 하는 사이트요. 검색 방식은 앞으로도 계속 바뀌겠지만, 내용을 정직하고 분명하게 담아 두면 어느 쪽에서든 잘 읽힙니다.